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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와 마실것들

네스프레소 마스터오리진의 한정판캡슐 '코스타리카' 리뷰

  살그머니 출시한 네스프레소의 3월 신상 캡슐 '코스타리카' 

디카페인 캡슐이 똑 떨어져 구매를 위해 네스프레소 공식홈페이지를 들어갔다가 소리소문없이 이미 출시되어버린 '코스타리카' 캡슐을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벌써 출시된 지 4일 정도 지났더군요. 

매번 느끼는 점이지만 다른 브랜드들은 신제품이 나오기도 전에 떠들썩하게 공지를 띄우고 마케팅을 하고 이벤트를 하지만 네스프레소는 신제품 캡슐에 관해서는 출시 전에 그리 조신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점 또한 신비주의 컨셉의 마케팅에 일종이겠죠. 

공홈에서 구매하려다가 배송비도 조금 그렇고 시음없이 구매하기에는 캡슐 가격이 저렴하지 않아서 고민하다가 주말에 천호역 나간김에 현대백화점 네스프레소 매장에서 시음도 해보고 구매도 해왔습니다. 매장에는 코스타리카 출시 기념 마스터 오리진 컬렉션 슬리브팩(총 6가지캡슐)이 판매 중이고 당연히 개별구매도 가능합니다.

이번에 출시된 '코스타리카'는 기존의 단일 원두로 구성된 마스터 오리진 라인의 한 종류로서 특별한 원두선별과 온천수 가공법을 내세운 한정판(LIMITED EDITION)캡슐입니다. 

네스프레소의 코스타리카 캡슐에 대한 공식적인 소개는 다음과 같습니다.

가격 : 1슬리브(10개입), 9,800원 


  코스타리카 싱글 오리진 커피의 특징

원래 코스타리카 커피는 국가에서 로부스터 품종의 재배를 법적으로 금지할 정도로 커피 생산에 대한 관리가 까다로운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커피의 생산, 가공 및 유통에 대해 높은 수준의 관리를 받은 코스타리카 커피는 높은 품질의 스페셜티 커피 생산지로 유명합니다.

또한 아프리카 대륙의 커피가 건식가공을 하는 데 반해 중남미에 위치한 코스타리카는  풍부한 강수량의 이점을 살린 습식가공법으로 깔끔한 풍미가 특징인 원두를 생산합니다. 이외에도 재배지 고도에 따른 등급 구별 및 높은 품질의 커피 생산으로 유명한 농장별 원두 등 코스타리카 커피의 품질과 브랜드를 구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너무 복잡해지니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중적인 콜롬비아나 에디오피아 등 다른 싱글 오리진 커피와 다르게 덜 대중적이지만 아는 사람들은 꽤 찾는 묵직한 바디감과 깔끔한 뒷맛, 그리고 곡물향과 초콜릿향이 특징인 커피입니다.

과연 네스프레소 코스타리카 캡슐은 이러한 특징을 잘 살렸을 지 궁금해지더군요.

  네스프레소 코스타리카의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자세한 리뷰

총 3가지 방법으로 맛을 보았습니다. 

1. 에스프레소 + 110ml 물 = 아메리카노

2. 룽고

3. 에스프레소 + 약 60ml 데운 우유 = 적은 우유로 만든 라떼




처음 시음을 매장에서 아메리카노로 맛을 보았습니다. 마시기 전에 향은 꽤 고소합니다. 맥아향을 특징으로 내세우는 만큼 고소하면서도 독특한 풍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 모금 맛봤을 때 첫 느낌은 정말 깔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입안에 머금었을 때 바디감이 꽤 묵직하지만 목넘김 후의 뒷맛은 개운할 정도로 깨끗합니다. 고소하면서도 진한 향이 계속 입맛을 당기고 과하지 않은 쓴맛은 질리지가 않더군요. 산미는 거의 느껴지지 않지만 고소한 향 사이에 약간 발효향이 느껴집니다. 

두번째는 룽고로 맛을 보았습니다. 아침에 첫 커피로 선택했었죠. 아메리카노로 마셨을 때보다 쓴맛이 더 강해졌고, 고소한 향은 조금 줄어들었지만 발효향이 조금 더 강해집니다. 바디감은 더 묵직해지고 구수한 맛도 강해졌습니다. 기존의 니카라과 캡슐과 많이 비슷하게 느껴졌어요. 

마지막으로 오후에 적은 우유를 더한 라떼로 맛을 보았습니다. 고소한 맛이 강해 역시 우유와의 조화가 매우 좋습니다. 밀크폼을 제대로만 낸다면 카페에서 주문하는 라떼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맛이 좋았어요.


  총평과 재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큰 단점, 바로 가격

코스타리카 캡슐은 개인적으로 룽고로 추출하는 것은 별로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이 캡슐은 에스프레소로 추출하여 아메리카노로 마시는 것이 캡슐의 특징을 잘 살리는 추출방식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우유와 잘 어울리는 점이 저는 가장 좋았어요.

네스프레소 캡슐의 아쉬운 점의 하나가 곡물향을 생각보다 잘 구현하지 못했다는 점이었는데 이번에는 어느 정도 구현해 낸 것 같았어요. 게다가 깔끔한 뒷맛이 특징이라 많이 마셔도 질리지가 않겠더군요. 물을 많이 희석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즐기기 딱 좋은 커피입니다. 커피의 산미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조금 아쉬울 수 있겠지만 커피의 고소한 맛과 그윽한 향을 선호한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이 커피의 가장 큰 단점은 1캡슐당 천원에 육박하는 비싼 가격(1캡슐에 980원)입니다. 물론 캡슐커피 치고는 퀄리티가 좋은 편이지만 카페에서 사먹는 커피양을 생각한다면 2캡슐은 내려야 그 양이 찰텐테 한번에 2캡슐씩 소비하기에는 꽤나 높은 가격이지요. 남편이 너무 좋아해서 우선 4슬리브 정도 쟁여놨는데 맘껏 마시지는 못하고 아껴마실 것 같습니다. 저같이 하루에도 몇 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이예요.

우선 아껴서 먹어보고 재구매 여부는 고민해봐야겠어요.

지금까지 극히 개인적인 측면에서 제 취향에 따라 해본 '코스타리카' 캡슐의 자세한 리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