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이 갑자기 생각나는 어느 날.
짜장면은 흔한 음식이지만 요즘처럼 개성있는 음식점도 많고, 다양한 메뉴를 쉽게 즐길 수 있을 때에는 오히려 소외되기 쉬운 메뉴이기도 합니다. 아는 맛이니까 차순위로 밀리기도 하고 아는 맛이라 더 땡기기도 하는 메뉴이지요. 한참 뜸했던 이유는 집 근처에서 취향에 맞는 짜장면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예요.
자주 오가던 길목에 못보던 중식전문점이 신장개업을 했습니다. 길 하나를 두고 천호동과 암사동의 구획이 나눠지는데 길 건너 암사동쪽에 있는 작은 식당 '미미'입니다. 한 두어달 된 것 같네요. 짜장면이 땡기는 오늘 저녁메뉴로 결정하고 바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주소 : 서울특별시 강동구 구천면로 309 , (지번주소) 강동구 암사동 488-14
크지않은 홀에 테이블은 4인기준으로 6개 정도 됩니다. 테이블에 앉으면 주방에서 주방장이 요리하는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 오픈형 주방이었어요. 인테리어라고 할 만하게 꾸며진 것은 아니고 그저 깔끔한 홀입니다. 대신 메뉴판이 아주 빨게요.
집근처 동네의 중식전문점들 대부분이 홀에서 식사하는 경우 짜장면의 시세는 2,900원 또는 3,000원입니다. 그래서 저와 남편은 어차피 집앞이니 배달보다는 홀에서 식사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짜장면 2인분에 추가로 8,000원의 탕수육도 주문했습니다.
주문한 이후 아무생각없이 눈길가는 데로 주방을 바라보니 주방장이 바로 반죽한 고기를 튀겨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사실 미리 초벌한 튀김을 다시 튀길줄 알았는데 새로 튀기더라고요. 요리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이는 것이 조금 생소했습니다.
오래지않아 탕수육이 먼저 나왔습니다. 앗, 소스가 이미 부어져있었어요. 소스를 따로 달라고 미리 부탁드렸어야 하는데 깜박했네요. 아쉬움을 뒤로하고 김이 폴폴나는 탕수육을 호호 식혀가며 한입 베어물었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폭신한 식감이 좋습니다. 소스는 많이 시지 않아 좋았고요. 기름냄새가 나지않아 느끼하지 않고 딱딱하지도 않고 생각보다 훨씬 맛있는 탕수육이었습니다. 먹다보니 소스가 좀 달게 느껴졌지만 간장을 곁들이니 계속 들어가더라고요.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탕수육을 반절 쯤 먹고 있으니 짜장면이 나왔습니다. 알 수 있는 그런 짜장면 맛입니다. 하지만 많이 달지않고 생각보다 느끼하지 않습니다. 평범하지만 그래서 계속 젓가락이 가는 최근 들어 가장 맛있게 먹었던 짜장면이었습니다.
짜장면이 갑자기 생각나는 어느 날이면 이제 고민않고 방문할 집이 생겼네요. 다음에는 원래 짜장면보다 더 좋아하는 간짜장을 시도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