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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길리 트라왕안에서 놓치면 후회하는 길리의 매력 3가지

길리 트라왕안은 해변만으로도 너무 아름다운 섬입니다. 그저 바다만 바라보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은 비현실적인 풍경을 지닌 곳이지요. 하지만 길리까지 가는 길이 쉽지 않은만큼 최대한 즐겨야 합니다.

 

< 길리 섬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해변 >

 

< 롬복 행 비행기에서 처음 본 앙증맞은 길리 삼총사 >

 

  호텔의 해변라운지에서 해변 즐기기

길리 트라왕안의 호텔 대부분은 해변가에 위치해 있습니다. 물론 동쪽 항구에서 가까운 섬 안쪽에도 다양한 호텔이 있지만 해변을 끼고 있는 경우가 많죠. 길리섬 가장자리는 폭이 약 3~5미터 정도의 주 도로(?, 인도에 가깝습니다. 마차와 자전거와 사람이 다니죠)바깥쪽에 해변이 위치해 있습니다. 해변의 호텔에서 머무신다면 호텔객실은 도로 안쪽에 해변은 도로 바깥쪽에 펼쳐져 있는 것이죠. 호텔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객실에서 불과 5~10미터만 이동하면 밝은 모래사장과 파란 바다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해변의 호텔과 리조트에서는 그 바로 앞쪽의 해변을 전용으로 사용하면서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호텔숙박객은 당연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다른 여행객들도 음료나 음식을 주문하면 그 해변을 즐길 수 있습니다.

 

 

 

 

< 아침 먹을 때마다 친한 척하는 고양이 >

 

도착한 다음날 호텔에서 제공하는 조식을 이용하러 홀로 나갔더니 대부분 해변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어서 저희도 좋은 뷰를 찾아 자리를 잡았지요. 내륙의 호텔과 다르게 뷔페식이 아니라 5~6가지 아침메뉴 중에 1인당 1메뉴를 주문할 수 있고, 음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호텔의 규모가 크지 않고 숙박객이 많지 않은 길리의 호텔조식은 대부분 이런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섬 서쪽에 있었던 호텔의 해변은 아침에는 해가 뒤쪽에 있어서 그늘이 늦게까지 드리워져 있고, 바람이 솔솔 불어 매우 쾌적했습니다. 전날 저녁에는 조수 간만의 차로 저 멀리까지 물이 빠져있던 해변은 아침에는 비치베드 코앞까지 물이 들어와 하늘색의 바다를 볼 수 있었습니다. 아침을 즐기는 사이에 끊임없이 들려오는 파도소리와 아름다운 바다색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주었습니다. 섬을 한바퀴 돌아보니 서쪽해변도 좋지만 남쪽 해변의 물색이 유난히도 아름다우니 그 곳에서 아침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더라고요.

전용 해변을 끼고 있는 호텔 또는 리조트 대부분이 식사나 음료를 주문하면 하루 중 어느 때라도 자유롭게 해변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섬을 한바퀴 돌면서 달라지는 풍경에 따라 해변을 감상하며 선베드에서 휴식을 즐기거나 물놀이 하는 것을 놓치지 마세요.

 

 

  길리의 밤, 그 다양한 즐길꺼리

길리의 밤은 섬의 위치에 따라 그 분위기가 확연히 다릅니다. 동쪽 항구 부근은 잠을 잊은 여행객을 환영하는 클럽이 있어 꽤나 흥겹습니다. 나이트마켓도 상시적으로 운영되어 각종 해산물과 고기를 굽는 바베큐로 많은 여행객들을 유혹합니다. 특히, 랍스타 바베큐는 한국보다 저렴하니 놓칠 수 없죠.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다양한 모습의 여행자들을 여기서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치기어린 젊은 남녀여행자들의 낭만적인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어느 한편으로는 영화의 한장면 같기도 합니다.

 

 


< 윤식당에서 나온 '스컬리왁스' 옆집 'Natys Restaurant'의 해산물 모둠 바베큐,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가격은 원화로 5만원대였고 샐러드바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스컬리왁스보다는 여기를 추천합니다. >


 


하지만 저와 남편은 저녁을 해결한 후 이런 흥겨움을 뒤로 한채 조용한 해변으로 걸어갑니다. 동남쪽해변에는 서핑 포인트가 있는데 낮에는 서핑하는 사람들로 북적대지만 밤에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사실 저희만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해변은 가까운 곳에 호텔이나 레스토랑이 없어 매우 어둡습니다. 발 밑을 조심조심하며 파도소리가 가까워질만큼 한참 걸어나가서 고개를 들면 도시에서는 볼 수 없었는 수많은 별을 볼 수 있습니다. 가져온 비치타올을 깔고 앉아 하염없이 별을 반짝거리는 하늘을 보니 이런 하늘을 본지가 너무 오랜만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세먼지로, 도시의 불빛으로 자주 볼 수 없는 별을 보니 길리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동쪽 번화가에서 파티의 밤을 즐길 수도 있지만 이렇게 별을 보는 밤도 아름답죠.

 

 

  매직아워에 노을배경으로 인생사진 찍기

윤식당에서도 나왔듯 길리 트라왕안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 중 하나가 바로 해변에서 볼 수 있는 노을입니다. 동쪽에서 남쪽을 거쳐 서쪽의 해변에 들어서면서부터 선셋포인트를 내세우는 호텔과 레스토랑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길리메노나 길리아이르의 서쪽은 길리 트라왕안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언제나 길리 트라왕안을 끼고 노을을 볼 수 있지만 길리 트라왕안은 서쪽으로 가까운 섬이 없고 멀리 보이는 발리 섬 외에는 수평선이 넓게 펼쳐진 곳에서 노을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길리의 여행자들은 해가 기울기 시작할 무렵 서쪽으로 다들 모여듭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은 '옴박 선셋 호텔'의 해변입니다. 다른 서쪽에 위치한 호텔의 해변들과 다르게 물이 빠진 해변이 고르고 광활하며 멀리 발리가 보입니다. 남쪽에 가까운 해변 나름대로의 노을도 멋지지만 옴박선셋의 해변은 그 탁 트인 풍경의 노을이 아주 빼어납니다.

 

 


 

옴박선셋호텔은 하루 중 이때 가장 분주하며 노을포인트 장사를 하죠. 그 해변의 선베드를 이용하려면 음료를 주문해야 하거든요. 그 뻔히 보이는 상술에 쓴웃음이 지어지다가도 막상 노을을 보면 그렇게라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게 됩니다. 다른 곳이었다면 아니 우리나라였다면 그 상술의 정도는 훨씬 심했겠다 싶을 정도로 너무 아름답습니다. 그곳에 모인 여행자들 모두 한마음으로 해가 바다 수평선으로 가까워질수록 온갖 표정과 포즈로 노을배경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수평선에 평행한 해가 보일 때는 역광때문에 사진이 잘 나오지 않죠.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해가 진 후 그 자리를 뜹니다. 하지만 해가 진 직후 길지 않은 시간동안에 해변과 하늘이 금빛으로 물들고 실루엣이 아름다워지는 매직아워가 시작되지요. 그 배경으로 실루엣 사진을 찍어보세요. 인생사진을 건질 수 있습니다. 놓치면 후회합니다.

 

 

 

포스팅을 하며 사진을 찾아보니 길리 섬을 다시 가보고 싶네요. 다음에 갔을 때는 좀 오래 머물다가 오고 싶습니다. 작은 섬이라 사람들이 적어 해변에서 유유자적하게 휴식하는 것도 좋지만 그 외에도 알차게 즐길꺼리가 생각보다 많은 곳이었습니다. 쾌적하고 깨끗한 리조트에서 휴식하는 것보다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자연환경을 오롯이 즐기는 것을 선호하시는 분들은 아마 발리보다는 길리가 더 좋으실꺼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