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에서 귀가 하던 중에 어중간하게 때를 놓쳐서 간단하지만 특별하게 한 끼를 해결하고 싶어 들린 곳이 '스노우폭스' 잠실점이예요. 우연히 다른 식당을 갔을 때 발견한 곳이었는데, 지인의 후기가 나쁘지 않아서 한 번쯤 이용해 봐야겠다고 다짐했던 곳이었어요. 마침 잠실 롯데 푸드에비뉴가 이 날따라 휴무일이라 발걸음을 돌리던 차에 생각이 나서 다녀왔습니다.
잠실역 7번출구에서 나와 직진하면 작년부터 오피스들이 입주한 타워730이 있습니다. 그 건물 지하에 꽤 많은 식당들이 입점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입구 초입에 있는 매장이 바로 '스노우폭스'예요. 요즘 혼밥이 대세여서 그런지 이렇게 도시락 관련 시장도 커지는 추세인가봐요. 내세우는 컨셉은 도시락 카페라고 하는데, 웨이팅 없이 바로 사갈 수 있는 것이 장점인 것 같습니다.
규모가 큰 오피스 건물지하에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매장이 넓고 테이블이 상당히 많습니다. 첫인상이 좋았던 이유는 매장이 매우 청결했기 때문이예요. 게다가 여심을 흔드는 라일락 색과 화이트 색의 조화가 예뻤고요. 참 사진찍기 좋은 곳이다 싶었어요.
메뉴는 사진으로 보시다시피 도시락이 주 메뉴라서 크게 덮밥류, 초밥류, 샌드위치류, 샐러드류, 음료 정도로 구분되더라고요. 매장 예쁘고 시내 한 가운데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식당들이 대부분이 그렇듯 가격대가 싸지는 않습니다. 제가 간 시간은 오후 늦은 시간이라 샌드위치는 매대에 없었고, 소진된 메뉴도 많았어요. 샌드위치도 먹고 싶었는데 아쉬었어요.
원래 목적이 연어초밥이었으니, 제가 고른 메뉴는 '필연스페셜'과 '단호한 감자' 였습니다. 필라델피아롤과 연어초밥이 반반인 초밥과 단호박감자샐러드예요. 하얀여우가 그려진 라일락색 봉투에 포장을 해서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간장용 빈용기, 물티슈, 나무젓가락이 같이 포장되어 있었습니다.
스노우폭스의 메뉴 중 가장 유명한 베스트 메뉴인 연어니기리(연어초밥)은 기대에 못미쳤습니다. 연어의 상태가 별로였어요. 비린맛이 강하고 연어의 두께가 얇아서 연어 특유의 식감이 나질 않더라고요. 왜 베스트메뉴인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필라델피아롤은 연어초밥에 비하면 좋았지만, 역시 연어가 아쉽더라고요. 사실 필라델피아롤은 연어의 짭쪼롬함과 고소한 크림치즈의 조화가 중요한데, 연어맛은 나지 않고, 크림치즈의 맛이 대부분이었어요.
대신 너무 맛있게 먹었던 것은 바로 '단호한 감자'(단호박감자샐러드)였습니다. 으깨진 단호박과 뭉텅뭉텅 들어있는 삶은 감자가 참 고소하니 맛있었어요. 생크림인지 우유인지 잘 모르겠는데, 유제품이 살짝 들어간 것 같은데 많은 양이 들어간 것은 아니어서 느끼하지 않았고, 간도 세지 않아서 자극 없이 계속 먹게 되는 맛이었어요.
스노우폭스의 도시락메뉴는 나들이 가거나 야구장 갈 때 테이크아웃하기 좋은 도시락이지만, 저라면 연어를 주재료로 하는 메뉴는 피할꺼예요. 다른 사람들의 평은 나쁘지 않았는데, 저에게는 아쉬웠던 곳이었습니다. 매장과 포장만 예뻤던 곳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