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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가을 데이트 추천, 한 세기 평생동안 사랑을 그린 '샤갈 - 러브앤라이프전'

   '샤갈 - 러브 앤 라이프 전展'

친한 언니의 반가운 부름에 앞뒤 재지 않고 달려나갔더니 언니가 샤갈 전시회 티켓을 흔듭니다.  반차를 낸 직장인의 즐겁고 유쾌한 일탈을 함께 한 전시회 관람이었죠. 사실 올해 유난히도 샤갈 전시회가 많았습니다. 전시회 관람을 좋아하는 터라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어 보고 싶었는데 그 마음을 어째 알아챘는지 친한 언니가 미리 준비를 했었더군요. 샤갈은 워낙 유명한 작가이기도 하고, 한국 사람들에게는 유난히 사랑받는 예술가라 합니다. 보통 사람들과 같은 수준의 내용만 알고 있었던 터라 그저 '색채의 마술사'라는 이름으로 상징되는 프랑스 화가로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 관람정보 >





  샤갈의 인물정보

출생-사망 : 1887.7.7 ~ 1985.3.28

본명 : 모이셰 세갈 (Moyshe Shagal)

활동분야 : 회화, 판화, 무대장치

출생지 : 당시 러시아 (현 벨라루스 공화국) 비테프스크

주요수상 : 제25회 베네치아 비엔날레 판화부문 대상(1948)

              레지옹 도뇌르 훈장 (1977, 프랑스 정부)

주요저서 :『나의 인생 Ma Vie』(1931)


전시의 구성은 총 8개의 방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First Encounter 첫 만남 

: 샤갈의 뮤즈였던 첫번째 부인 벨라의 자서전에 수록된 삽화를 책 내용과 함께 전시


Portrait and Self Portrait 초상화 그리고 자화상 

: 샤갈 자신의 자화상과 가족들의 모습을 다양하게 표현한 작품들


< 비테프스크 위에서 : 우리나라 사람들은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로 알고 있는 유명한 작품 >


My Life 나의 인생 

: 샤갈이 20대에 집필한 자서전 '나의 인생'에 수록된 삽화-동판화-작품을 전시


The theme of the lovers 연인들 

: 샤갈의 시그니처인 연인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여러 작품들을 전시


< 산책 : 벨라와 자신을 모습을 그렸으며 그림 속의 마을은 비테프스크를 상징함. >


Illustration of the Bible 성서 

: 샤갈 인생의 중반을 넘어 제작하기 시작한 성서의 내용을 주제로 한 작품들과 종교를 기반한 평화를 상징하는 작품들로 전시


Dead Souls 죽은 영혼들 

: 러시아 문학가 '니콜라이 고골'의 작품인 '죽은 영혼들'에 삽입된 동판화 작품들 


The Fables of La Fontaine 라퐁텐의 우화 

: 프랑스 시인 장드 라퐁텐의 우화 속 삽화 작품들 전시


Books of Bella Chagall 벨라의 책 

: 샤갈의 영원한 뮤즈 벨라의 책, '타오르는 불꽃'과 '첫만남'에 수록된 삽화 작품들을 전시


< 초막절 : 벨라의 '타오르는 불꽃'이라는 책에 수록되어 있는 유대인의 축제를 그린 삽화 >



  첫째, 작품의 양이 상당합니다. 총 150점이 넘는 방대한 양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전시의 특징은 국립 이스라엘 미술관의 진품이 전시되어 있고, 전시회 전체의 큐레이팅을 이스라엘 미술관에서 주관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성서를 테마로 한 곳에 스테인드글라스로 표현된 샤갈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당연히 작품 특성상 진품은 아니고 최대한 비슷한 느낌으로 재현한 작품이었습니다. 전시 내용과 주제에 어울려 생략할 수 없었던 모양이더라고요.


  , 도슨트 해설과 함께하면 샤갈의 인생을 자세히 알게 되고 그것을 통해 심층적으로 작품이 이해됩니다. 예를 들면, 1887년생이면서 1985년에 9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샤갈은 다른 유명하지만 요절한 작가들과는 달리 작품활동을 꽤 오래하고 다작한 예술가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러시아의 작은 유대인 마을 비테프스크 출신의 유대인이라는 점도 샤갈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큰 단서가 되는 정보이지요. 샤갈의 많은 작품이 왜 이스라엘에 있는지 알 수 있는 점이기도 합니다. 


  셋째, 샤갈은 첫 번째 부인이자 작품의 뮤즈인 벨라를 너무도 사랑했습니다. 벨라와 함께 하기 위해 화가로 성공해야 했으며 벨라에 대한 사랑은 1,2차 대전이 진행되는 동안 유럽에서 유대인으로서 어려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게 지탱해준 힘이자 보편적인 사랑과 평화를 작품에 승화시키는 버팀목이었죠. 그 숭고한 사상을 유행하는 사조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아름다운 색채를 통해 표현했다는 점이 샤갈이 위대한 예술가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 생일 : 샤갈은 '평범한 하루에 불과한 날이 벨라가 건네준 꽃다발에 특별해진 생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


  도슨트 해설과 함께 하는 것을 추천

그 많은 작품들 속에서 하나 하나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도슨트 해설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운도 좋았던 점은 평일 오후라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해설을 듣는데 큰 불편함이 없었다는 점이고, 도슨트의 해설은 단순히 해설만을 위한 것이 아닌 정말 샤갈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고 진심으로 전달하려는 도슨트의 노력이 그대로 전달되었다는 점입니다. 어느 전시이든지 도슨트와 함께하면 전시회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크게 됩니다만 특히 이번 도슨트 해설은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해서 들었습니다. 


< 관람객 대부분은 여기서 사진을 찍고 갑니다.  저도 한 장.>


러시아 출신 유대인, 파리에서 성공한 화가이자 세계 1,2차 대전을 겪은 고향과 지인들을 잃은 불행한 인간이면서도 그 어려움을 종교로 극복하고자 했던 평화주의자인 샤갈은 거의 한 세기를 관통하는 일생동안 끊임없이 매우 많은 작품으로 사랑과 평화를 그린 것이었습니다. 


사족 : 하지만 프랑스에서 예술가로 인정해주지 않았다면, 세계적인 예술가로 인정받을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은 남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프랑스에서 시민으로 인정했었다가 2차대전 중에 그것을 취소했다가 전쟁이 끝난 후 다시 시민권을 부여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