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근처를 지날 때 그냥은 못 지나치는 나만의 방앗간
낙성대역이나 서울대입구역근처에 볼 일이 있거나 약속이 있을 때면 들리는 일식집입니다. 온갖 종류의 맛집이 몰려 유명한 샤로수길이 근처에 있지만, 엔간해서는 샤로수길을 마다하고 낙성대역 근처에까지 찾아가서 끼니를 해결하는 곳이었죠. 하지만 최근에 근처에 갈 일이 드물어 일부러라도 한 번 가봐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차에 친한 지인과 함께 둘 다 잘 아는 곳 낙성대역 맛집 '돌초밥'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했어요.
< 얼마나 반가워서 흥분했는 지 사진이 이리 흔들린 지도 몰랐어요. 한 번 더 찍을 걸...>
주소 : 서울 관악구남부순환로 1929-16 1층, (지번) 봉천동 1687-4
영업시간 및 휴무일 : 오전 11:00~오후11:00, 매주 화요일 휴무
대표전화번호 : 02-882-4692
단품요리도, 초밥도 맛있는 곳이지만 오늘은 모듬회
메뉴는 대부분 일식집이 그렇듯이 여기 '돌초밥'에도 식사메뉴와 초밥, 그리고 초밥과 탕이 같이 나오는 세트, 사시미, 기타 단품요리와 주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3년 전 처음 방문했을 때, 지나가다 점심을 해결하러 방문했다가 6000원 회덮밥의 퀄리티에 놀라 재방문하게 되었고 단골이 되었죠. 지금은 회덮밥이 7000원으로 올랐네요. 아무래도 다른 메뉴들도 최근에 소폭 가격상승을 한 것 같아요.
< 상당히 합리적인 가격 >
저와 친구는 술 한잔도 같이 할 겸 모듬회(중)과 사케인 센300 한병을 같이 주문했습니다. 센300은 회나올 때 같이 달라고 따로 말씀드렸고요. 기본찬은 양배추샐러드와 락교 등 절임야채가 나오고, 흑임자죽과 장국이 같이 세팅됩니다. 근데 이 흑임자 죽이 정말 고소하고 담백하면서 간이 세지 않아 빈속을 정말 잘 달래줍니다.
흑임자 죽의 바닥을 긁고 있을 때 전식으로 새우튀김이 나옵니다. 모둠회에 포함된 튀김이예요. 한 입 베어물려다가 입술에 느껴지는 열기에 살짝 숨을 골랐습니다. 호호 불어 살짝 식힌 후에 한입 베어물으니 바삭하며 고소한 새우맛이 입안에 가득 찹니다. 진짜 맛있었어요. 한마리 더 먹고 싶었어요.
도톰하고 쫄깃하며 고소한 회, 그 중에 최고는 연어장
친구와 수다를 한참을 즐기다 보니 금새 모듬회가 나왔습니다. 참치, 광어, 연어, 황새치가 도톰하게 썰려 2점씩 2열로 나눠서 배열되어있고, 가운데 연어장과 낙지회가 무순과 함께 세팅되어 있어요. 광어부터 차례로 맛을 보며 친구와 함께 사케를 한 잔씩 주고받았습니다. 광어는 담백하니 잡내 없이 쫄깃했고, 참치는 고소하게 입에서 살살 녹습니다. 회의 두께가 도톰해서 삼킬 때마다 만족스러웠어요. 특히 연어회는 비린내 하나 없고 부드러우며 매우 고소하고 맛있습니다.
< 모듬회 - 새우튀김 2p, 소고기초밥 4p, 매운탕 포함 : 29,000원 >
기대 하지 않았던 연어장은 짜지도 않고 연어회보다 더 부드러운데 정말 고소합니다. 추가로 마요네즈를 부탁해서 살짝 곁들였는데 그 고소함이 배가 되면서 입에서 계속 당기는 맛이더라고요. 옆에 낙지회는 조그맣게 썰려 있는데, 간장으로 절인 것처럼 짭쪼름하고 참기름의 고소함이 참 잘 어울렸어요. 오돌오돌 씹는 식감이 재미가 있었던 낙지회는 따끈한 쌀밥에 올려먹으면 정말 맛나겠더라고요.
< 센 300 - 13.5% : 4,800원 >
사케에 대해 잘 모르지만 센 300은 참 달콤하면서도 순하고 깔끔하고, 목넘김이 부드러운 맛이었어요. 기름지고 고소한 연어와 잘 어울립니다. 도수가 약하지도 않은데 물론 소주보다는 순하고 발효주 특유의 달큰한 향이 그윽합니다. 가격에 비해 참 괜찮더라고요. 술이 세지 않은 저와 친구가 이야기를 하며 주고 받기 딱 좋은 사케였죠.
소고기 초밥과 시원한 매운탕으로 완벽한 마무리
아직 음식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회를 반 이상 먹었을 무렵 소고기초밥이 나왔어요. 날 것을 거의 다 먹고 소고기초밥을 먹으니 좀 든든해지는 느낌이었어요. 소고기에서는 불향이 나고 달콤 짭쪼름한 데리야끼 소스와 밥이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뒤이어 매운탕이 나왔습니다. 저는 특히나 이 탕이 너무 맛있더라고요. 동태와 꽃게가 들어있는 매운탕인데, 정말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시원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국물이 최고입니다. 이 매운탕 때문에라도 매운탕이 세트로 나오는 요리만 시킵니다. 동태의 살코기도 실하고 콩나물과 버섯도 풍성하며, 국물도 시원하니 속을 든든하게 달래주기 좋았습니다. 여자 둘인 저희는 매우 배부르게 먹었어요. 하지만 남자들은 살짝 부족할 수 있겠더군요. 그럴 때는 회덮밥이나 알밥 하나 정도 추가하면 좋을 것 같아요. 회덮밥도 알밥도 너무 맛있거든요.
친구도 매우 좋아하는 식당이다 보니 같이 쿵짝이 맞아 모든 순간이 즐거웠답니다. 조금 늦은 저녁에 방문해서 그런지 아담한 홀도 복잡하지 않았고, 사장님께서 중간에 2번 즈음 필요한 것은 없는지 살펴주시는 친절함도 감사했습니다. 매운탕을 먹을 때 알아서 챙겨주신 앞치마도 너무 감사했고요. 손님들이 많이 방문하지만 테이블이며 식기 등이 매우 청결한 것도 제 마음에 너무 들었습니다. 내부 홀이 아담하여 끼니 때 방문하면 웨이팅도 있는 동네에서는 소문난 곳입니다. 샤로수길의 유명세에 살짝 비껴간 곳에 위치해 있지만 근처에 간다면 놓치지 않고 방문할 저만의 베스트 식당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