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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와 마실것들

이태원에서 즐기는 베트남 로컬푸드,'꾸잉(Quỳnh)'

  이태원 베트남 식당 '꾸잉'

베트남의 음식 중 가장 대중적이고 인기있는 메뉴는 단연 쌀국수입니다. 또한 최근 베트남으로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베트남 로컬푸드들도 많이 접할 수 있게 되었지요. 

이렇게 쌀국수외 다른 베트남 로컬푸드를 접할 수 있는 곳이며,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된 하노이 출신 유학생이 현지식과 흡사하다며 추천하길래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꾸잉'에 다녀왔습니다. 찾아보니 이미 유명한 곳이더군요.


접근성이 좋은 이태원역 근처에 위치해 있어서 2번 출구로 나오면 금새 찾을 수 있습니다. 

주소 :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189 (지번 : 이태원동 123-33 1층)

영업시간 : 매일 00:00 - 24:00

대표번호 : 02-796-1244


  싱그럽고 아늑한 민트색 인테리어의 넓은 홀과 다양한 메뉴

우선 영업시간이 24시간이라는 것이 놀랍습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이태원역근처라 가능한 영업시간이네요. 저와 남편은 점심시간이 살짝 지난 오후 3시 즈음에 방문했었고, 생각보다 손님은 많지 않았습니다. 

매장은 생각보다 꽤 넓고, 매우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입니다. 민트색을 중심 컬러로 해서 풍성하고 다양한 식물들이 여기 저기에 놓여져 있어서 싱그러운 느낌이 나며, 빛이 풍부해서 밝습니다. 사진이 정말 잘 나옵니다. 다른 테이블 손님들은 셀카도 많이 찍더라고요. 

< 주요 메뉴 가격 >

전통 분짜 13,000 / 씨즐링 분짜 15,000 / 넴루이 15,000 / 새우볶음밥 9,000 / 넴 6,000 / 모닝글로리 볶음 8,000 / 두부 토마토 볶음 6,000

분지우 9,000 / 분지우 스페셜 12,000 / 양지 쌀국수 9,000 / 직화 쌀국수 11,000 / 차돌박이 쌀국수 12,000 / 카페쓰어다 3,000 / 코코넛스무디커피 5,000

메뉴를 살펴보니 요즘 인기 최고인 분짜가 2종류, 넴루이 등도 있고,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분지우도 있습니다. 디저트로 배가 아직 불러있는 상태라 저와 남편은 양지쌀국수와 넴루이를 주문했습니다. 만약 허기진 상태로 방문했다면 분짜도 시도해봤을 것 같아요. 또는 모닝글로리 볶음이나요.

  한국에서는 접하기 힘든 '넴루이'

저희가 주문한 넴루이는 돼지고기를 다져서 반죽한 경단을 레몬그라스가지에 고정시켜 숯불에 구워 먹는 꼬치요리 중의 하나입니다. 하노이에서는 반쎄오와 함께 판매하는 경우도 많고, 단일메뉴로도 즐길 수 있습니다. 분짜만큼이나 매우 대중적인 로컬푸드이지요. 달달짭쪼롬하면서도 고기양이 많은 쫄깃한 떡갈비맛인데 레몬그라스향이 더해져서 동남아스러운 독특한 풍미가 특징인 요리입니다.

얇은 라이스페이퍼에 야채와 분(가는 쌀국수)을 올린 후 넴루이 하나를 얹어 라이스페이퍼로 살짝 감아 빼면 레몬그라스가지에서 고기가 쏙 빠집니다. 이런 후에 라이스 페이퍼를 말아 곁들여 나온 소스를 찍어 먹으면 됩니다. '꾸잉'에서 넴루이와 같이 나온 소스는 느억맘이 들어간 땅콩소스네요. 하나를 신중하고도 야채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야무지게 돌돌 말아서 소스에 찍어 한입 베어물으니 아삭한 야채와 야들야들하면서도 쫄깃한 숯불꼬치고기 맛이 환상입니다. 

달달고소하면서 느억맘이 들어가 감칠맛 높은 땅콩소스도 잘 어울리고 물에 적시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얇은 라이스페이퍼가 주는 바삭한 식감도 너무 좋더라고요. 사실 이런 라이스페이퍼는 하노이에서는 매우 흔하게 접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거의 못봤었는데 '꾸잉'에서 보니 너무 반가웠어요. 사실 반쎄오도 그대로 먹는 라이스 페이퍼에 싸먹어야 제대로 하노이식인데 한국에선 볼 수 없었거든요. 하노이 추억이 생각나면서 정말 맛있게 먹었답니다.


  깔끔한 국물의 '양지쌀국수', 추억을 소환하는 '카페 쓰어 다'

나중에 나오는 양지쌀국수는 옆에 마늘 절임과 베트남 고추 그리고 고수를 곁들여야 제 맛입니다. 우선 아무것도 가미하지 않고 나온 그대로 국물 맛을 보고 나서 고수, 마늘, 고추의 양을 조절하여 취향에 맞춰봅니다.

처음 고수를 접했을 때 받았었던 충격은 이미 지나간 과거일 뿐, 지금은 쌀국수에는 고수 없으면 안 된다며 외치는 일인입니다. 적당히 생고수를 넣고 적셔 면 밑에 넣어놓습니다. 그리고 마늘 절임 또한 소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니 적당량의 마늘은 필수입니다. 매콤알싸한 베트남 고추까지 취향에 맞춰 맛을 조절하는 의식을 치른 후 맛을 봅니다. 

간이 세지 않고 소고기의 향이 물씬 풍기는 국물은 개운하면서도 깔끔합니다. 평소 먹었던 쌀국수보다는 좀 가벼운 느낌의 국물입니다. 양은 좀 적은 편이예요. 물론 프랜차이즈의 쌀국수보다는 확실히 현지 하노이 스타일이기는 한데 워낙 와일드한 현지 스타일을 선호하는 저에게는 순한 느낌의 쌀국수가 조금 아쉬웠어요. 그래도 꽤나 맛있게 흡입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기 직전 입가심으로 즐기기 위해 '카페쓰어다' 한잔을 미리 주문했습니다. '카페'는 '커피'를, '쓰어'는 연유를 의미하고 '다'는 얼음을 의미합니다. 베트남 시그니처 커피 연유 아이스 커피이죠. 베트남 커피의 진하고 독특한 풍미는 우리가 마시는 일반 커피와 매우 달라서 이렇게 기회가 있을 때 주문하면 좋아요.

꾸잉의 카페쓰어다는 기존의 베트남 카페쓰어다보다 마일드 하지만 특유의 달콤 고소한 맛은 디저트로 즐기기 매우 좋았습니다. 예전 하노이 생활을 생각나게 하는 맛이었어요.

생각보다 분짜를 판매하는 베트남 음식점은 많아졌지만 이렇게 '넴루이'를 접할 수 있는 곳은 거의 드무니 '꾸잉'에서 한번 즐겨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꾸잉'에서도 직원들이 추천하는 대표메뉴더군요.

지금까지 넓고 밝은 아늑한 분위기의 홀과 대체적으로 깔끔한 베트남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꾸잉'의 방문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