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 현대백화점 12층 식당가는 리뉴얼 기념 오픈행사 중
천호 현대백화점은 여전히 층단위로 리뉴얼 중입니다. 끝나기는 하는건지 참 오래도록 리뉴얼 중이지요. 그래도 순차적으로 리뉴얼 후 오픈 중이며, 이미 12층의 식당가가 4월 중에 일부 오픈한 후 5,6월을 지나면서 다른 레스토랑들도 추가적으로 오픈하고 있죠. 층 한켠에는 아직도 오픈준비중인 식당이 일부 있지만 이제 대부분 완성된 것 같더라고요. 그 유명한 '밀탑'도 들어와 있고, 가장 인기 많은 '도원스타일(중식당)'은 오픈기념 할인행사 - 코스요리한정 30% 할인 - 중입니다.
전망이 좋은 식당 '철그릴'
아주 습하고 빗방울도 날리던 여름저녁, 퇴근하는 남편에게서 날도 더우니 쾌적하게 천호 현대백화점에서 저녁을 해결하자는 반가운 제안이 톡으로 왔습니다. 마침 새롭게 오픈한 12층으로 가서 무얼 먹어볼까 고민하던 차에 '철그릴'이라는 식당앞에서 메뉴판을 보고 있으니 직원분이 오셔서 메뉴에 대해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을 해줍니다. 남편과 저는 뭔가 홀린듯이 설명이 멋드러진 직원을 따라 들어가 자리를 잡았죠. 원래 볶음밥을 좋아하고, 오랜만에 철판요리 또한 반가우니 한번 먹어보자고 남편과 저는 눈으로 암묵적인 합의를 하고서 자리에 앉았습니다. 식당 밖에서는 볼 수 없었던 천호대교가 훤히 보이는 전망이 좋은 창가 옆자리였어요.
심플한 메뉴와 고급진 식기들
철그릴 주철밥에 메인 메뉴이고 전채요리와 디저트, 드링크류가 메뉴에 있습니다. 그릴요리라서 그런지 와인 메뉴가 추가로 있네요. 철그릴 주철밥은 메뉴의 종류에 관계없이 모두 볶음밥이 주철팬에 얇게 깔려서 나온다고 합니다. 밥 위에 올라가는 토핑을 고르는 식으로 메인메뉴를 고르면 되죠. 남편은 큐브스테이크로, 저는 연어데리야끼로 주문했습니다.
묵직한 커트러리와 유리잔이 매우 고급스럽습니다. 점점 어두워지고 반짝거리는 야경을 보고 있으니 금새 메인메뉴가 나왔습니다. 매우 뜨거운 주철팬에 얇디 얇게 깔린 밥과 그 위에 스테이크와 구운 야채가 올려져 있고 김이 모락모락 납니다. 구운 연어와 데리야끼 소스가 뿌려져 있고 얇게 채쳐진 살짝 소금에 절인 양파가 올려져 있습니다.
< 큐브 스테이크(한우, 150g) 철그릴 주철밥 : 21,000원 >
< 연어 데리야끼 철그릴 주철밥 : 16,000원 >
가격에 비해 너무도 평범한 맛, 부족한 샐러드
우선 볶음밥부터 먹으니 간장 베이스로 볶아낸 볶음밥이 뜨거운 그릴팬에 의해 살짝 누룽지가 되어 씹는 재미는 있습니다. 맛은 평범했고요. 큐브 스테이크는 미디엄정도로 익혀져 있고 구운 양배추와 같이 먹을 수 있습니다. 간이 세지 않고 딱히 인상깊지도 않았어요. 연어 스테이크는 양파랑 같이 먹었을 때는 괜찮았어요. 하지만 연어만 따로 먹었을 때는 잘 구워진건가 싶을 정도로 비린맛이 나더라고요. 그나마 연어에서 흘러내린 데리야끼 소스에 살짝 눌린 볶음밥을 먹었을 때가 가장 맛이 좋았어요.
< 메인 요리와 함께 제공되는 샐러드와 소스들 >
주철밥은 샐러드와 함께 제공이 되고, 요구하면 추가로 주십니다. 샐러드 소스가 별도로 있는데 참깨 소스와 매운 소스 2가지가 있어 섞어 먹어도 되고 따로 먹어도 됩니다. 샐러드의 상태가 아삭하고 신선하니 매우 좋았으나 참깨소스는 예상 가능했던 맛이고, 매운 소스는 달지 않았다는 것말고는 특별할 것은 없었네요. 샐러드 외에는 다른 반찬이 없는데 샐러드의 양이 너무 적어 2번이나 리필했어요. 메인 메뉴가 그릴이다 보니 기본적으로 느끼할 수 밖에 없는데, 그 맛을 잡아줄 반찬이 샐러드 하나였다는 것은 배려가 부족한 서비스예요.
총평 : 재방문은 NO
전망은 참 좋은 식당이예요. 하지만 천호 현대백화점 12층 식당들은 대부분 전망이 좋으니 굳이 '철그릴' 아니더라도 손님이 많을 시간만 피한다면 좋은 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조금 욕심낸다면 좋은 자리를 예약할 수도 있겠고요. 인테리어와 고급진 식기에 신경쓴 것은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에 못지 않은 특별한 음식 맛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뜨거운 주철팬 덕분에 눌린 볶음밥 이외의 나머지들은 평범하기 그지 없어요. 특히 구운 연어는 비린맛도 잡지 못한 기본이 부족한 요리였고요. 오픈한지 얼마 안되서 그런지 손님들은 많았지만 계속 지속될 지는 의문이었습니다. 저는 다시 방문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