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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와 마실것들

연남동 분위기 좋은 비스트로 펍(Bistro Pub), '더스트 카멜(Durst Kamel)'

요즘 남편과 시간만 되면 자주 가는 곳이 바로 홍대와 연남동입니다. 특히 연남동의 경우 작년 초가을무렵 유명세에 휩쓸려 한번 구경이나 가보자 했다가 그 골목골목의 오밀조밀하고 독특한 연남동만의 분위기에 푹 빠져버렸죠. 처음에 갔을 때는 '경의선숲길'정도만 알았다가 그 북쪽으로 발길따라 돌아다니다 보니 개성있는 빈티지 샵이나 온갖 종류의 작은 식당들을 다니는 재미에 푹 빠져버렸죠. 

주말 저녁시간에 연남동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조금 서두르거나 웨이팅을 감수해야 합니다. 지역 특성상 식당 대부분이 작은 규모이기 때문에 테이블이 금새 차버립니다. 저와 남편도 원래는 멕시칸요리를 즐기러 어떤 레스토랑에 들렀다가 저희 앞의 웨이팅 리스트를 보고 포기해버린 상태였죠. 웨이팅 없는 식당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곳이 바로 '더스트 카멜'입니다.

 

 



  좋은 음악에 독특한 분위기의 홀

주말 저녁이니 맥주도 한잔 해야겠고, 원래 먹으려던 타코나 부리또를 포기하기는 싫었는데 남편은 알리오올리오가 너무 땡긴다고 해서 연남동 골목 식당들의 메뉴들을 둘러보다가 마침 이 모든 메뉴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길래 즉흥적으로 선택한 곳이었죠. 흘러나오는 음악에 홀린듯 계단을 올라가니 그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작은 규모의 홀이라 테이블은 많지 않고 어두운 조명에 볼드한 인테리어가 독특합니다. 메뉴판도 가죽으로 돌돌 말아져 나오는 것이 격식을 차리지 않고 가볍게 즐기라는 의미 같습니다. 내세운 대로 딱 비스트로답게요. 배경으로 깔리는 음악소리 또한 꽤 크지만 거슬리지 않고, 가요가 아닌 쾌활한 비트의 팝송으로 선곡된 것이 취향저격이었습니다.


 

 

 

  기대했던 것 이상의 맛

메뉴는 다양하지만 저희는 과카몰리 부리또에 베이컨알리오올리오 그리고 생맥주로 골든에일 한잔을 주문했습니다. 사실 우연히 선택한 곳이었기 때문에 맛에 대해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좋은 분위기에서 기분 좋게 맥주한잔에 가벼운 식사를 즐긴다는 것에 의미를 두었었죠. 다른 많은 식당들이 웨이팅이 많은 상태였지만 여기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 생맥주 골든에일 6,000원 & 과카몰리 부리또 - 스파이시치킨옵션 9,000원 >

 


부리또가 먼저 나와 남편 한조각 저 한조각씩 나눠 먹는데 한입을 베어물고 둘이 눈을 마주치며 씨익 웃었죠. 아삭아삭한 양상추, 매콤한 칠리소스에 이 맛을 한번에 묶어주는 고소한 과카몰리의 조화가 매우 좋았습니다. 기대하지 못했던 뛰어난 맛에 사실 놀랐었습니다. 부리또 한입 가득 베어물고 맥주로 입가심하니 그 순간이 완벽해집니다. 그리고 너무 빨리 사라져버렸죠. 맛있으니 빨리 먹게 되더라고요.

 

 

< 베이컨알리오올리오 11,000원 : 가격은 저렴한데 맛은 최고 >

 

뒤이어 나온 베이컨알리오올리오 또한 적당한 식감의 스파게티면에 고소한 베이컨이 잘 어우러지는 맛이었습니다. 사실 느끼한 맛 잡기가 어려워서 베이컨으로는 오일 파스타를 하기기가 쉽지 않은데 말이죠. 고소한 베이컨과 알싸한 마늘 그리고 느끼한 뒷맛을 채 잡아주는 고추가 각각 제 역할을 다하면서 감칠맛을 더합니다. 파스타는 매번 양에서 아쉬운데 반해 여기는 양도 푸짐했습니다.

 

  연남동에서 맥주 한잔 한다면 '더스트 카멜'

저녁에 분위기 좋은 펍에서 맥주 한잔 즐기기에 너무 좋은 곳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어둑어둑한 조명이라 사진이 잘 안나왔던 점 한 가지말고는 없어요. 저희는 그리 배가 고프지 않아 메뉴를 많이 시키지 않았지만 다른 테이블에서 엿들은 바로는 퀘사디아가 그렇게 맛나다고 해요. 연남동에 가야 할 곳이 너무 많아 결정하기 어렵지만, 그냥 집에 들어가기는 아쉬운 저녁이라면 2차로 맥주 한잔 하기에 너무 좋은 '더스트 카멜'이었습니다. 저와 남편은 재방문의사 100%예요. 너무 유명해져서 웨이팅 해야하는 것은 싫은데, 그래도 손님들이 많아 흥했으면 하는 곳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