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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와 마실것들

한발 늦은 맛집 탐방, 하남 스타필드 1층 '교토 카츠규'

  쇼핑은 식후에, 하남 스타필드 1층 '교토 카츠규'

코로나 때문에 외출을 자제하다가 날씨가 더워지면서 부쩍 실내공간을 찾게 됩니다. 기나긴 장마도 한몫했죠. 저희 부부 또한 미뤄두었던 쇼핑을 하러 정말 오랜만에 하남 스타필드를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쇼핑도 식후경이라고 배가 적당히 불러야 느긋한 마음으로 쇼핑을 할 수 있겠죠? 게다가 올만에 외출이니 만큼 단순히 끼니를 해결하는 의미보다는 조금은 특별한 메뉴를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그렇게 선택하게 된 식당은 바로 '교토 카츠규'였어요.




위치 : 하남 스타필드 1층 고메스트리트(Gourmet Street) (G273호)

운영시간 : 매일 10:00 ~ 22:00

대표전화번호 : 031-8072-8888


당연하게도 시장경제중심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사람의 욕망을 끊임없이 자극하려고 합니다. 새로운 상품이 매일 쏟아지고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바로 소비로 연결시키죠. 음식또한 상품의 일종이니 유튜브에는 새로운 레시피와 메뉴가 넘쳐나고 이를 시연하거나 리뷰하는 영상으로 가득차 있으며 티비에서도 먹방이라는 명제로 관련 영상들이 쏟아집니다. 


지금은 시들해졌지만 그 소재가 되었던 음식 중의 하나가 바로 '규카츠'라는 메뉴였어요. 이런 규가츠를 전문으로 하는 '교토 규카츠'는 처음 하남 스타필드를 갔을 때 사람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는 모습으로도 신기했지만 생소한 메뉴 자체도 호기심이 있었죠. 뒤늦게 그 호기심을 충족해보고자 한번 방문했습니다. 일찍 방문해서 그런지 초기 오픈할 때와는 식당은 매우 한산했습니다. 테이블 수가 꽤 많고 넓어서 한적하니 식사를 즐기기 좋더군요. 




  살치살규카츠 : '규' 소고기, '카츠' 튀김 = 튀긴 소고기

가장 대표 메뉴인 '살치살규가츠정식'(160g, +다시계란, 18,900원)과 이름마저 생소한 '호바미소살치살규가츠정식'(19,900원)을 하나씩 주문했습니다. 130g과 160g의 차이가 3,000원이니 반찬과 소스는 기본 3,000원으로 잡고 살치살 10g당 1,000원으로 계산되네요. 물론 서비스와 메뉴의 독창성(브랜드화), 요리의 기술적인 완성도 등 여러 비용이 포함되어 책정된 가격일 것이고 단순히 소고기 용량만으로 계산 할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절대 저렴한 가격은 아닙니다.



'살치살규카츠정식'은 말 그대로 살치살을 얇게 튀김옷을 입혀 튀기지만 미디엄 레어로 조리하여 제공하는 것을 내세우고 있었습니다. '규'는 소고기를 의미하니 '규카츠'라 하면 소고기를 돈가츠 처럼 튀긴 음식이겠거니 싶었지만 돼지고기와는 다르게 소고기는 완전히 익히지 않아도 그리고 익힘의 정도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특징을 크게 부각시켰으며 따로 화로가 제공되어 익힘의 정도를 개인적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고기 자체의 맛을 여러가지로 즐기도록 제공되는 소스 또한 다양합니다. 와사비와 간장, 산초소금, 우스터소스, 카레소스가 기본으로 제공되며 선택에 따라 다시계란(다시간장을 끼얹은 반숙계란)도 곁들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양배추샐러드와 피클, 밥, 장국을 포함하여 제공되는데 사실 소스를 제외하면 단촐하게 보입니다. 메인인 살치살규카츠는 익숙한 돈까스 튀김옷과는 다르게 빵가루입자의 크기가 작고 튀김옷 자체를 최대한 얇게 입혀서 튀겨낸 것 같았습니다. 크기는 생각보다 작았고 한입크기로 썬 기술이 놀라울 정도로 작게 저며 나오더라고요. 단면을 보니 레어에 가까운 미디엄레어입니다. 사실 저는 거의 레어로 보였어요. 처음에는 나온 그대로 와사비를 올려 소금을 찍어 맛을 보았습니다. 



예상한 대로 겉은 바삭하고 속살은 부드럽다기보다는 물컹한 느낌인데 고소한 맛이 나서 거부감이 일정도는 아니고 조금 익혀먹으면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화로가 괜히 제공되는게 아니었어요. 화로에 한조각씩 올려서 살포시 익혀봅니다. 이때 타이밍이 중요하더군요. 여러 개를 올려서 순서대로 맛보면 되겠지 싶었는데 한번씩 뒤집어줘야하는 단계와 소스를 찍어 먹는 단계가 겹치면 어떤 조각은 너무 익어버리게 되고 그렇다고 하나씩 익혀먹기에는 감질나더라고요. 조각이 너무 작아서요. 그래도 다양한 소스 덕분에 골라 먹는 재미가 남다릅니다. 같이 제공되는 카레는 찍어먹기 좋게 간도 좀 세고 진한 느낌의 카레였고 일본식카레였습니다. 



'호바미소살치살규카츠정식'은 화로에 떡갈나무잎(후박나무잎을 사용하기도 한다)을 냄비삼아 미소된장소스와 함께 규카츠를 얹어 구워먹는 메뉴였어요. 미소된장소스도 생소했지만 나뭇잎에 올려 구워먹는 것 자체가 새로워서 이 메뉴 또한 호기심에 주문했었죠. 대신 미소된장소스가 끼얹어나오기 때문에 다른 소스는 제공되지 않아요. 



우리나라 콩된장과는 다르게 풍미가 가벼우면서도 단맛이 강조된 미소된장소스 맛은 꽤 독특합니다. 튀김옷이 따로 분리되지 않고 된장소스덕분에 부드러워지고 속에서부터 은근하게 익혀지는 소고기의 맛과 잘 어울렸어요. 그리고 먹는 내내 미소된장소스가 보글보글 끓어서 첫맛과 다르게 마지막은 꽤나 진한 맛이 나더라고요. 기대했던 것보다 맛이 독특하면서도 감칠맛도 높고 맛있게 먹었어요.


   '규카츠'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

반면, 대표메뉴인 '살치살규카츠'를 먹는 내내 떠나지 않는 물음표가 있었어요. 살치살을 굳이 공을 들여 튀김옷을 입혀 튀겨내 다시 개인적으로 익혀먹는 효용성이 뭘까? 하고요. 살치살 자체로도 만족감이 있는 데다가 튀김옷과의 조화가 맛이나 풍미를 극대화 시키는 것도 아니었어요. 바삭을 넘어선 얇은 튀김옷은 튀김의 장점을 살리기 보다는 그저 튀김옷의 존재 정도만 느낄 수 있었고요. 너무 레어로 제공된 살치살은 익혀먹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으며, 최소 5개에서 6개나 되는 소스는 골라먹는 재미보다는 좀 귀찮은 느낌이었어요. 특히 카레는 고기보다는 밥이랑 먹는 것이 더 맛있더라고요.



한끼 정도는 호기심에 즐길 만한 메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만족스러웠든 만족스럽지 않았든 새로운 메뉴에 대한 도전 자체는 나쁘지 않았어요. 과거로 돌아가도 한번쯤은 꼭 사먹을 것 같거든요. 살치살 자체는 고소하니 맛있었고, 호바미소규카츠는 그 독특함만으로도 생각보다 만족스러운 메뉴였어요. 


한번쯤은 즐겨볼만 했습니다. 독특하니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그래도 소고기는 구워먹는 것이 더 맛있는 것 같아요. 튀기는 것보다는요.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후기이니 읽으시는 분들은 참고만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