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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와 마실것들

천호 현대백화점 식당가 '히바린'

  천호 현대백화점 12층 돈카츠 전문 '히바린' 

천호역 근처에서 수준높은 일본식돈카츠를 즐기고 싶은 날에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곳은 바로 천호 현대백화점 12층 식당가에 있는 '히바린'이란 곳입니다. 예전에도 포스팅 했었는데 자주 가지는 않지만 꾸준히 이용하는 나름 믿고 가는 식당 중 하나입니다. 저렴하지는 않습니다. 백화점 고층 창가에 위치한 식당이기 때문이지요. 또한 비싼 가격 만큼의 수준있는 식사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사실 '히바린'이라는 브랜드의 배경을 알아보면 이해가 됩니다.

'히바린'은 외식업체인 (주)캘리스코의 계열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에 하나입니다. (주)캘리스코는 돈카츠 전문 '사보텐', 멕시칸 전문 '타코벨' 등을 대표 브랜드로 내세우고 그 외 고급 돈카츠전문 '히바린'과 한식전문 '반주'라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원래 아워홈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던 범LG가(家) 계열이라고 보면 됩니다. 업체의 대표인 남매간의 분쟁이 있어서 아워홈과의 식자재 협약을 종료하고 후에 신세계 푸드와 납품계약을 체결하면서 홀로서기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단순 소비자 입장에서는 딱히 중요한 주제는 아니지만 이런 재벌가의 뒷이야기는 흔하면서도 흥미롭습니다.

사보텐이나 히바린 둘 다 돈카츠를 전문으로 하는 일식당이지만 공략하는 타겟을 차별화한 점이 흥미롭습니다. 사실 대중적이고 좀더 유명한 사보텐은 그닥 저렴하지도 그 가격만큼의 만족도 못 느꼈었거든요. 차별화를 위해 일식 장인 ‘미야시타 다이스케’ 셰프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정통 일식 본연의 맛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합니다. 정통 일식의 수요에 발맞추기 위해 '히바린'이라는 브랜드를 새로 론칭했다고는 하나 사보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싼 브랜드 하나 또 만들었네라는 느낌이 컸었어요.

  사보텐과는 다른 고급버전의 일식전문, 시즌별 새로운 메뉴

하지만 막상 이용해 본 천호 현대백화점의 '히바린'은 메뉴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가격 만큼의 좋은 품질의 식사를 제공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표메뉴 돈카츠에서 중요한 튀김옷의 바삭함과 잡내 없이 부드러운 식감의 조화는 근처의 다른 돈까스 전문점과 비교해 봤을 때 비교불가일 정도로 뛰어납니다. 게다가 같이 제공되어 무한리필이 가능한 신선한 양배추샐러드와 다양한 소스는 만족도를 높여줍니다. 대기업의 프랜차이즈라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접근했던 저는 기대했던 것보다 맛있는 돈카츠를 위해 의도치 않게 지갑을 자주 열게 되었죠.

돈카츠만으로도 자주 찾게 되지만 매달 바뀌는 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자주 계절에 따른 시즌메뉴를 선보이는데 그걸 맛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겨울에는 굴을 이용한 국물요리를 선보이더니 봄에는 산뜻하고 가벼운 샐러드 소바와 볶음 우동인 쿵파오 누들 그리고 모듬카츠를 세트로 시즌메뉴를 출시했습니다. 신상 좋아하는 저와 남편은 냉큼 '감사한상'을 주문했어요.  보통 계절에 따라 출시되는 시즌 메뉴는 커플메뉴기준으로는 3만원초반대, 패밀리메뉴 기준으로 4만원중반대로 예상하면 되겠더라고요.

  여전히 맛있는 모듬카츠와 새로운 맛 샐러드소바

저와 남편 둘이서 식사할 것이라서 히바린 커플 플레이트(31,500원)로 주문했어요. 모듬카츠, 샐러드소바, 쿵파오누들로 구성되어 있네요. 3가지 플레이트를 애프터눈티트레이로 한번에 서빙됩니다. 이런 트레이 하나로 화려한 플레이팅을 노렸다고 볼 수 있겠네요. 사진 찍기에도 좋고 재미있는 눈요기가 됩니다. 애프터눈티의 경우 세팅된 대로 즐길 수 있지만 이런 식사 메뉴는 어짜피 한 상에 펼쳐놓고 먹어야 편리하겠죠.

모듬카츠의 구성은 새우튀김 2개, 치즈카츠 2조각, 등심카츠 반덩이와 단호박튀김 등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믿고 먹을 수 있는 튀김으로 여전히 고소하고 바삭하며 맛있습니다. 야채튀김을 선호하는 지라 특히 단호박튀김이 포함된 것이 반가웠습니다.

샐러드 소바는 여러 신선한 야채에 소바 튀김이 고명으로 올라가 있고 그 밑에 새콤하면서도 고소한 크림소스가 어울어진 소바가 숨어있는데 이게 꽤 별미였어요. 자주 접하지 않는 새로운 맛이었는데 아삭한 양상추와 특히 잘 어울리더라고요. 또 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어요.

쿵파오 누들은 여러 해산물과 함께 매콤한 소스로 볶아낸 우동으로 예상가능한 맛이지만 불맛과 매콤함으로 계속 젓가락이 가게 만들더군요. 중식느낌이 나는 흔한 볶음 우동이지만 카츠류와 곁들이기에 좋은 메뉴였습니다. 세트 구성에 있어 누들 정도는 하나 들어가야 밸런스가 맞겠죠. 

이제 여름인데 여름시즌을 겨냥한 메뉴는 어떤 구성을 만날 수 있는지 궁금하네요. 작년 여름에 냉소바를 참 맛있게 먹었었는데 이번에도 한번 즐기러 가야겠어요.

이렇게 '히바린'의 장점은 높은 수준의 튀김과 정갈한 서비스 그리고 운이 좋다면 좋은 전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계절별로 시즌메뉴를 새롭게 접할 수 있는 것도 계속 소비자를 유인하는 포인트겠네요. 반면 두 테이블밖에 안되는 창가자리는 언제나 좀 아쉬워요. 조금은 비싼 가격도 그렇고요. 그래도 저는 맛있는 돈카츠를 먹으러 또 갈 것 같습니다. 천호역 근처에서는 현대백화점 식당가 '히바린'은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