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에서는 명소라고 할 곳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도시의 랜드마크 모나스타워와 그 옆의 이스티크랄 모스크 정도겠네요. 그 외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소개되어 있는 자카르타의 관광지는 대부분 쇼핑몰입니다. 안쫄비치도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지만 아름다운 해변이라고 하기에는 어렵다더군요. 도시에 있는 해변이며 그 주변에 오락시설이 일부 있습니다.
관광명소중 그나마 좀 인기있는 곳이 바로 '카페 바타비아'입니다. 자카르타를 검색하면 쉽게 접할 수 있는 핫플레이스입니다. 자카르타의 구 도심에 위치해 있고 파타힐라 광장에 있습니다.
카페건물이 네덜란드 식민지 시설 총독 관저로 쓰이던 오래되고 유서가 깊은 건물입니다. 인도네시아는 17세기에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지배를 받고 네덜란드는 자카르타를 바타비아로 명칭하며 수탈의 근거지로 삼습니다. 즉 바타비아는 자카르타의 식민지 시절 이름이고, 바타비아 카페는 여기서 유래된 카페인 것이지요. 1990년대에 들어와 리모델링을 하고 카페로 오픈을 했다고 합니다.
카페에 들어가면 왼쪽에는 무대, 가운데는 그랜드 스테어(메인계단), 오른쪽은 카페 홀이 위치에 있는데 1층은 흡연이 가능한 곳입니다. 금연석은 2층이지요. 2층은 바를 지나 메인 홀로 들어가면 긴 창이 여러개 나열되어 있어 식민지 시절 건축양식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그 긴창들을 통해 광장쪽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만 창 옆 테이블은 다 예약석이어서 그 자리에 앉을 수는 없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볼 수 있는 프레임월. 포토스팟입니다. 여기서 사진 많이 찍더라고요.>
커피로 유명한 곳이니 저는 자바 원두로 핸드드립을 주문하고(필터 커피라고 하니 알아들으심, 진짜 이해했는 지는 의문입니다만) 남편은 더워서 파인애플 주스를 주문했습니다. 음료만 마시려고 했는데 멀리서 오느라 배가 고파 주전부리로 나쵸 하나 시켜서 곁들였습니다. 커피와 파인애플 주스는 각각 55,000루피였고, 나쵸는 45,000루피였습니다. 메뉴에서 표기된 금액이고 메뉴 리스트 아래에는 페이지마다 서비스 차지가 별도라고 명기되어 있죠.
커피는 실망스러웠습니다. 생각보다 텁텁했고 맛이 없었어요. 따뜻하지도 않았고 필터링 해달라고 했지만 크레마를 보니 에스프레소로 내린 커피 같았습니다. 차라리 스타벅스 커피가 더 낫습니다. 남편이 주문한 파인애플 주스는 얼음이 부족하여 차갑지 않았으며 달콤하지 않고 싱거웠습니다. 나쵸는 맛있었습니다. 신기한 것이 자카르타에서 먹은 나쵸들은 참 맛있었어요. 신선한 토마토와 치즈이 조화가 탁월했고 적당한 양념에 바삭거림이 딱 가볍게 즐기기 좋았죠. 플레이팅도 예쁘고 그나마 가성비가 좋았다고 할까요.
<서비스 차지 10%와 PB1(알 수 없는 항목의 부가세) 10%를 더해 나온 총 금액 187,600rp
약 14,500원>
<1층 출입구 전면에 장식되어 있는 인증서들>
뉴스위크 선정 100대 카페라고 하던데 사실 구글링을 해보면 이 '카페 바타비아'밖에 나오질 않습니다. 여기서만 그걸 내세워 마케팅을 한 것 같은데 제대로 된 근거를 찾지는 못했습니다. 2017년에 트립어다바이저에서 인증을 해서 유명해진 것 같지만 사실 그렇게 놀라운 곳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풍스러운 인테리어 하나 말고는 인상깊었던 것이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도 저는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카르타에서 여기라도 안가면 어딜 갈까 싶네요. 구도심에서 가깝다면 들러봐도 좋지만 굳이 일삼고 갈 곳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카페 바타비아'를 목적으로 갔지만 오히려 파타힐라 광장이 더 좋았고 인상이 깊었습니다. 파타힐라 광장은 다시 갈꺼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