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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와 마실것들

행복한 주말을 만들어 준 멕시칸 맛집 연남동 '베르데'

  헛걸음 했다가 다시 방문한 멕시칸 맛집 베르데

한 달 전 즈음 연남동에 갔을 때 저녁으로 멕시칸 음식을 정하고 맛집으로 소문난 '베르데'를 방문 했었습니다. 저녁으로는 이른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지만 주말이어서 그런지 저희 부부 앞으로 6팀이나 웨이팅 리스트가 있었죠.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기다리는데 10분 정도 지나니 허기도 지고 날도 더우니 슬슬 인내심이 바닥이 나 포기하고 다른 곳에서 식사를 했었습니다. 


연남동 식당들 대부분이 규모가 크지 않아 조금이라도 입소문이 나면 주말에 웨이팅은 기본인 모양이더라고요. 그 때 포기했던 것이 아쉬워서 이번에 방문 할 때는 점심으로 즐길 예정으로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을 했습니다.




주      소 : 서울 마포구 동교로 262-6 (지번 : 연남동 387-13 1층)

전화번호 : 070-8726-7564

영업시간 : 매일 12:00 - 23:00 (휴무는 인스타그램에 비정기적으로 공지)

주차공간 없음



홍대입구역에서 약 8분정도 도보로 이동하면 연남동 작은 골목 사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간판도 크지 않고 1층 작은 규모의 식당이라 모르고 가면 지나치기 쉽상이지만 보통 주말 오후에는 사람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어 멕시칸 맛집의 포스를 팡팡 풍깁니다. 이번에 저희는 다행히 기다림 없이 테이블에 자리 잡았지만 저희 뒤로 손님들은 계속 들어왔습니다. 




  다양한 멕시칸 음식 종류

메뉴를 보면 크게 스타터, 스페셜, 타코, 부리또, 화이타와 음료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스타터에는 샐러드류, 스페셜은 감자요리와 밥 등이 있고, 여러 종류의 타코와 부리또가 준비되어 있어요. 화이타는 베르데의 베스트 대표 메뉴입니다. 그 외에도 엔칠라다와 퀘사딜라도 있었어요. 음료는 각종 알콜칵테일과 무알콜 칵테일, 맥주가 있고요.





여기서 잠깐, 타코와 부리또, 화이타는 어떤 요리인지 확실히 구분하면 좋을 것 같아 정리해봅니다. 멕시칸 음식의 기본은 또띠아로 불리우는 밀 또는 옥수수 전병을 가지고 어떻게 요리하는 지에 따라 음식의 종류가 나뉩니다. 


타코(Tacos)

옥수수나 밀을 주재료로 구워낸 또띠아을 가지고 야채와 육류나 해산물 그리고 살사를 조합해 가볍게 즐기는 것은 타코 요리라고 하는데, 여기서 튀겨낸 또띠아는 하드타코, 튀기지 않은 또띠아는 소프트타코라고 하죠. 사실 타코는 다른 요리에 비해 매우 포괄적이라 멕시칸 음식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부리또(Burrito)

부리또는 타코의 속재료에 으깬 콩이나 볶아낸 밥이 추가되고 보통 크기가 큰 또띠아에 속재료를 푸짐하게 넣어 네모나게 접어낸 요리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KFC의 트위스터나 맥도날드의 스낵랩이 이 요리를 대중적으로 변형한 메뉴이지요.


화이타(Fajita)

그릴로 구워낸 각종 야채, 육류, 해산물 등과 따뜻한 작은 크기의 또띠아를 따로 내어 개인이 각자 취향에 맞게 또띠아에 싸서 먹는 쌈요리입니다. 어울리게 여러 종류의 살사(소스)를 곁들여 내지요. 영어 발음은 화지타이지만 스페인어는 J를 ㅇ으로 발음하기 때문에 화이타가 원어에 맞는 발음이라고 하네요.



저희 부부는 스타터로 '타코샐러드 & 칠리 콘 카르네', '베르테 화이타' 그리고 음료 '프로즌 마가리타-배맛'을 주문했습니다. 주방이 반 오픈으로 요리하는 쉐프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 찍고 싶었는데 부끄러워서 자제했어요. 조명은 그다지 밝지 않고 자연광을 들이는 창이 큰 식당이었어요. 조명이 밝지 않아 이번 음식 사진들은 사실 실물보다 잘 나오지 않아 속상했네요.



주문한 메뉴가 나오기 전에 기본으로 나오는 나쵸와 그린살사입니다. 멕시칸음식점에 가면 기본으로 나오기는 하는데 베르데의 나쵸는 너무 바삭하니 맛이 좋았어요. 보통 토마토살사가 아닌 그린 살사로 나온 것도 매우 좋았고요. 새콤 달콤한데 뒤에 고수향이 살짝 나서 입맛을 돋아줍니다. 저희는 고수를 잘 먹는 편이라 크게 무리 없었는데 고수 싫어하시는 분은 좀 힘들 수 있겠네요. 


< 나쵸와 그린 살사는 기본으로 무한리필 >


프로즌 마가리타는 예상가능한대로 살얼음이 가득하고 달콤한 칵테일이었어요. 글라스의 크기가 커서 들고 마시기 부담스러울정도였어요. 남편은 뒷맛에 알콜맛난다고 시큰둥해서 알콜 좋아하는 제가 신나게 다 마셔버렸어요. 화이타먹는 중간중간 마가리타로 달콤 시원하게 마시니 너무 좋았지요.


< 프로즌 마가리타 : 10,000원 

- 생각보다 잔 크기가 어마무시해요. >


  맛보는 순간 행복해지는 맛있는 멕시칸 요리

타코샐러드와 칠리 콘 카르네는 로메인 상추와 어린잎샐러드가 멕시칸 특유의 맛이 나는 칠리와 너무 잘 어울리는 맛이었어요. 칠리 콘 카르네는 멕시칸요리중에 갈은 소고기를 칠리, 으깬 강낭콩, 토마토소스로 볶아낸 국물이 자작한 요리인데 줄여서 칠리라고 합니다. 사실 어울릴까 싶었는데 가볍고 부드러운 샐러드와 같이 비벼먹으니 유난히 고소하고 새콤한 맛이 신기하게 잘 어울리고 감칠맛이 납니다. 그릇으로 나온 타코를 떼어서 그 위에 얹어 먹으니 진짜 맛있었어요. 샐러드만 먹어도 맛있고, 타코에 얹어 먹어도 맛있고, 처음 먹어보는 맛인데 계속 손이 갑니다. 


< 타코샐러드 & 칠리 콘 카르네 : 14,000원

- 그릇으로 나온 타코는 바삭해서 잘 부서져요. 요거 진짜 맛있음. >


이어서 나온 화이타는 캔들위에 음식이 그릴을 얹어줍니다. 밑에 볶아낸 야채가 깔려있고 그 위에 구운 새우, 닭고기, 찢어나온 돼지고기, 소고기가 가지런히 놓여있고, 가운데에는 토마토라이스가 있습니다. 그리고 토마토살사, 그린살사, 핫칠리살사, 샤워크림소스가 같이 곁들여 나옵니다. 


< 베르데 화이타 : 32,000원 

- 밑에 캔들이 있어 식사를 마칠 때까지 요리가 따뜻해요.>


< 곁들여 나온 4가지 살사 - 순서대로 토마토살사, 그린살사, 핫칠리살사, 샤워크림소스 > 


같이 나온 또띠아에 취향에 따라 야채와 고기류를 취향대로 올리고, 살사를 마음대로 골라 얹은 다음 돌돌 말아서 흘리지 않게 밑부분을 야무지게 잡고 한입 베어물면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해집니다. 탱글한 새우와 부드러운 고기들의 조합이 너무 맛있었습니다. 예전에 화이타를 처음 먹어봤던 '온더보더'보다 훨씬 맛있었어요. 역시 멕시칸 맛집으로 유명한 이유가 이 화이타 때문이었더라고요.





그릴의 크기가 작아보이지만 고기와 야채의 양이 상당히 많습니다. 저와 남편이 먹는데 정말 배 두드리며 먹었습니다. 고기의 종류와 그 조합 그리고 4가지 살사의 다양한 조합에 따라 그 맛이 조금씩 달라져서 종류별로 싸먹는 재미가 있어요. 원래 또 우리가 각종 쌈싸먹는 데에는 노하우가 남다른 민족이잖아요. 그 능력을 화이타 싸먹는 곳에 쓰면 그 놀라운 맛에 스스로를 칭찬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나오는 요리가 맛이 좋아야 하겠지만 베르데의 화이타는 실패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주말 오후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유가 있었던 멕시칸 맛집 '베르데'였습니다. 2번이나 찾아간 보람이 있었던 맛있는 멕시칸 식당이었어요.